도심 속 짜릿한 패들보드 타임
동화기업 보드연구팀 안현석 차장·정보라 대리, PB공장 조성준 기술사원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데, 한낮의 볕은 아직 쩌렁쩌렁했던 8월 말의 어느 주말.
수상 레저가 좋아 여름이 가는 게 아쉽다는 동화인들이 모여 패들보드 타기에 도전했다.

#

(왼쪽부터) 동화기업 보드연구팀 안현석 차장, PB공장 조성준 기술사원, 동화기업 보드연구팀 정보라 대리

수상 레저가 한자리에, 한강 뚝섬유원지
아직도 한강을 감상용이라고 여기면 곤란하다. 유람선을 타고 여유롭게 돌아볼 수도 있지만, 수상 레저를 즐겨도 좋은 곳이다. 특히 상수원 보호시설 바로 옆에 위치한 뚝섬유원지는 수질이 좋아 윈드서핑과 패들보드, 카약 등의 수상 레저를 체험하기에 제격. 바로 이곳에 동화인들이 모였다. 가을의 문턱으로 향하는계절, 막바지 여름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의 목표는 패들보드 배우기!
"서핑해보신 분 계세요?”
패들보드를 앞에 두고 시범을 보이려다 던진 강사의 질문에 ‘네’라는 대답이 시간차를 두고 들려왔다. 스킨스쿠버를 하기 위해 적어도 1년에 1번은 필리핀 세부를 찾는다는 동화기업 보드연구팀 정보라 대리와여름이면 주말마다 가평 빠지에서 수상 레저를 즐긴다는 PB공장 조성준 기술사원. 이어 보드연구팀 안현석 차장이 “10년 전 얘기지만, 해보긴 해봤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웃는다. 스포츠 마니아인 안현석차장은 주말이면 인천에서 춘천, 가평까지 사이클을 타고 다녀오거나 등산을 하며 체력을 관리한다고. 게다가 한 주 전 가족여행을 가서 스노클링을 하는 등 자체 물 적응 훈련까지 끝냈으니 패들보드에 자신감을 보일 만도 하다. 패들보드는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하지만 폭이 넓은 한강은 물살이 생각보다 세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패들보드 위에서 균형 잡는 법과 방향 전환하는 법, 물에 빠졌을 때 보드 위로 올라오는 법 등 지상 교육이 진행됐다. ‘보드 위 손잡이 부근에 어깨너비로 무릎을 벌리고 앉으면절대 물에 빠지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가려거든 왼쪽 노를 저어라’, ‘발아래 물만 보면 멀미를 하거나 물에 빠질 수 있으니 패들보드 위에서는 먼 곳을 봐라’ 등 안전 수칙을 익힌 동화인들. 이제 본격적으로 패들보드를 한강에 띄울 차례다.

#

우리네 인생과 닮은 패들보드
패들보드는 너비가 넓을수록 균형 잡기가 쉽다. 준비운동을 마친 조성준 기술사원에게 강사는 폭이 좁은 패들보드를 건넨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것 같으니, 조금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게 훨씬 재미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연거푸 물에 빠지는 안현석 차장과 조성준 기술사원과 달리 정보라 대리는 강사가 일부러 보트로 물살을 일으키는 와중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10년째 수영을 해온 보람이 있다.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하와이에 간 모델 한혜진 씨가 패들보드를 타는 모습이 너무 우아해 보였어요. 언젠가 나도 해봐야지, 벼르다가 도전하게 됐어요. 수영과 스킨스쿠버를 즐기면서 물과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위에서 보드를 타려니 굉장히 스릴 있네요. 폐장 전에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어요.”
한강이 크기 때문인지 웨이브가 만만찮아 중심 잡기가 힘들었다는 안현석 차장은 정보라 대리와 달리 물을 많이 먹었다. “이것이 아리수의 맛”이라며 농담을 하더니, “바다 위에 정박한 배에서 멀미가 나듯 패들보드 위에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적당히 속도가 붙었을 때 외려 균형 잡기가 편한 것이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며 새삼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기본 룰을 익혔으니 곧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여름=바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여름 바다를 좋아하는 조성준 기술사원은 폭이 좁은 보드와 씨름하느라역시 물을 많이 먹었다. 수상스키와 비슷할 거라 예상했지만 무동력으로 움직이는 패들보드는 움직이는원리가 전혀 달랐고, 물의 흐름과 몸의 리듬이 맞지 않아 초반에 애를 먹었던 것. 하지만 타고난 스포츠맨답게 적응도 빨랐다.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고 여름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아쉬움이 컸는데, 여름과 제대로된 작별 인사를 한 기분이었다고 전한다. 도심 속 한강에서 누린 짜릿한 휴식, 세 사람 모두 이제는 여름을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목록